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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도착하고 낑낑 거리며 주차를 한 뒤에야 알았다. 내가 집 무선전화를 가지고 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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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난 가끔 스노우캣이 뒤집어쓰던 저 상자를 가지고 싶었다.
소녀
죽음을 매개로한 두 소녀의 성장소설. 아니, 둘이 성장은 하던가? 나는 타인에게 고통 받고, 나로 인해 타인은 고통 받는다. 두 소녀를 중심으로 잔가지가 뻗어나가듯 이어지던 주위의 인물들이 완벽한 우연을 등에 한명도 빠짐없이 얼키고 설킨다. 이런 작위적인 연결관계가 짜증날법도하지만 솔직히 그런거 나 너무 좋아한다. 억지스러울 만큼 딱딱 맞아떨어지는 인물, 혹은 사건. 모든 것이 이어졌을 때의 뿌듯함. 비록 조잡한 퍼즐이라도 끝내는 맞췄다는 만족감.
어젯밤
책 뒷표지의 수전 손택의 "독서의 강렬한 즐거움을 아는 독자에게 특히 어울리는 작가"라는 문장 하나로 선택한 책. 그러나 읽기 전에 살짝 불안했다. 내가 독서의 강렬한 즐거움을 모르는 자라면 어쩌지? 그 물음은 다 읽고도 희미하게 남았다. 이런 스노비적인 마인드. 이것 역시 욕망의 하나이다.
단편집이라서 술술 읽힐 줄 알았는데 너무 간결한 문장에, 생경한 대화에, 한번 두번 다시 생각하고 다시 읽느라 더디게 읽혔다. 배신과 치정의 종합선물세트라지만 요는 욕망이다. 욕망에 대한 이야기는 불편하다. 그것을 드러내어 보여진다는 것이 불편하다. 욕망을 가진 초라한 자신의 몰골의 발견이 불편하다. 그래서 이 소설의 의미를 갖는다.
